宇宙からの帰還 (2002년 1월 20일 발행. 원서 1983년 발행)


이 책은 미국의 우주비행사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겪은 우주체험이 무엇이었고 그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었나를 인터뷰하고, 그들의 우주비행 전과 후의 행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조사하여 쓴 것이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만화
우주형제에서 우주비행사를 선발하는 과정 중에 팀워크를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보고나서였다. 우주비행사란 정말 그렇게 능력도 있고 성격도 좋은 사람들만 모아놓은 집단이란 말인가. 인간관계로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그런 집단에 속해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데 한 편으로 문라이트 마일 같은 능력은 좋지만(주인공들은 정말 초인적인 능력자니까) 음모와 배신이 살아 숨쉬는 우주개발을 그린 만화도 있으니, 실제는 어느 것과 더 가까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생각난 책이 다치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 좋아하는 작가다 보니 그가 쓴 책을 다 읽지는 않았더라도 제목과 내용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동기가 생겼으니 읽어보기로.

독서 동기를 불러일으킨 부분에 대한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잘 모르겠다가 되어버렸다. 우주형제의 우주비행사는 달에서의 장기체재와 반년간의 화성 비행 등에 대비해야 하므로 팀워크 유지와 스트레스 내성이 중요하다는 거였는데, 책 발매(83년) 당시에는 그렇게 장기간 우주에서 체류한 우주비행사도 없었고, 책 내용이 단순히 우주로 나간 우주비행사보다는 달에 갔다온 우주비행사 위주로 되어있다보니 우주 장기체류에 대한 내용은 다루고 있지를 않다. 다만 책 발매(83년) 당시의 최장 연속 우주체류 기록은 미국의 우주정거장 스카이랩 4호 승무원의 84일 2천시간이었으나, 현재는 작년에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호에서 발레리 폴야코프가 세운 4백39일이 최고기록이라 하니, 만화에서도 현실의 내용을 어느 정도 반영하지 않았을까.(만화 연재는 2008년부터였으니 아닐 수도 있고)

다만, 현재의 기술로는 문라이트 마일 같은 우주전은 벌이기 힘들 것 같고, 근미래라 하더라도 그런 기술이 확립 또는 상용화되기는 어려울 듯 하니, 모쪼록 문라이트 마일 보다는 우주형제 쪽의 미래가 다가오길 바라는 수 밖에.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우주비행이라는 것은 매우 강렬한 체험으로, 체험자로 하여금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깨달음마저 얻게 만드는, 이를 넘어서 신비적인 무언가마저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은 우주비행사들이 공통적으로 하고 있더라는.

이러한 우주비행사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다보면, 우주에서는 정말로 인간의 뭔가 알 수 없는 능력이 개화되서 뉴타
이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 참 많이 나온다.(참고로 건담 방영은 79년 4월~80년 1월, 이 책의 일본 발매는 1983년인데, 서로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는지, 다치바나 다카시가 당시 건담을 봤는지 등은 모르겠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이 책 이전에는 우주비행이라는 것이 인류의 기술적 진일보를 나타내는 것으로만 다루어졌고, 우주비행사들의 심리적 정신적 변화에 대해 다룬 것은 세계적으로 이 책이 처음이라고. 물론 책이 나온지 오래되었으니 그 사이에 비슷한 내용을 다룬 책이 또 나왔을 수는 있겠지만서도.(일단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이소연 우주인 탄생에 편승하여
더스트라는 책이 나오긴 했는데, 별 재미는 못 본 것 같다.)

다만 저스틴 비버가 우주여행을 하고 화성 이주계획 얘기도 나오는 요즈음인 만큼, 책의 한국 발매일인 2002년 당시보다 지금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우주비행에 관심이 있거나 SF 팬 또는 건담 팬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
Posted by 미식의별
,
Red Harvest (2012년 1월 16일 발행. 원서는 1929년 발행)


책의 뒷면에 보면 뉴욕 타임즈, 더 타임즈, 보스턴 글로브, 레이먼드 챈들러, 무라카미 하루키의 추천사가 적혀있다. 그러니까 좋은 책이랄까 재밌는 책은 추천사와 내용이 일치하는 법이랄까.

그중에 레이먼드 챈들러의 것이 인상적이면서 공감도 느껴지는 터라 적어보자면 "해밋은 리얼리즘에 입각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 했던 작가들 중 한 명이며, 그중 유일하게 비평가들로부터 인정받은 사람이다. 그의 또 다른 성취는 탐정 소설을 쓰는 작업을 즐겁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레이먼드 챈들러에게 낭만, 멜랑꼬리 같은 것이 있다면 대실 해밋에게는 보다 리얼한 범죄와 폭력이 존재한다. 둘 다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대가로 알려져있지만, 대실 해밋 쪽의 노른자가 보다 퍽퍽한 느낌이랄까. 레이먼드 챈들러가 남녀공용이라면 대실 해밋은 남성전용 같은 느낌도 들고.

여하간 재밌다. 추천.
Posted by 미식의별
,
 A Night in the Lonesome October (2010년 12월 30일 발행)


1995년 사망한 젤라즈니의 유작.(원서는 93년 발행)

젤라즈니 작품의 특징인 슈퍼맨적 남성 히어로도 등장하지 않고, 신화적 요소 또한 전면에 드러나지 않은 관계로 젤라즈니 팬을 자처하는 분들에게는 이건 뭥미?스러운 느낌이 들 수 있는 작품이다.(역자 후기에서는 이 작품에 대해 '소품'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번역이 되지 않았다 뿐이지 젤라즈니 말년에는 이런 스타일의 작품들을 꽤 썼다는 얘기도...

좀 더 재미있는 감상을 위해서는 보다 가볍게, 그리고 추리소설 느낌으로 읽는 것이 좋을 듯. 그러니까 '앰버 연대기'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 개인적으로 '별을 쫓는 자'와 함께 젤라즈니 랭킹 최하위권에 놓아두고 싶다는 생각이.('별을 쫓는 자'는 번역으로는 맛을 살리기 힘든 시적인 문장이 너무 많은 게 문제인데, 원서로 보면 괜찮을 듯)
 
이 책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젤라즈니에게 기대하는 무언가와는 좀 거리가 느껴지는 탓에 재미를 덜 느꼈던 것도 같고. 그러니까 풀코스 만찬을 기대하고 스테이크는 언제 나오지?하며 음식을 먹고 있는데, 김밥만 계속 나온 듯한.

결론적으로 읽어서 나쁠 건 없겠지만, 강추나 필독까지는 아니랄까.
Posted by 미식의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