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가 너무 많다"는 다아시경(LORD DARCY) 시리즈로 불리는 랜달 개릿의 대체역사환타지추리소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원서 발행 1967, 한국 초판 발행 2006)


본인은 예전에 첫 번째 작품인 "세르부르의 저주"를 아주 재미있게 보고 이 시리즈의 팬이 되었으나, 어찌어찌 하다 보니 두 번째 작품을 읽기까지의 텀이 매우 길어졌다.

다아시경 시리즈는 총 세 권인데, "마술사가 너무 많다"가 유일한 장편이고, 나머지 두 권은 단편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아시경 시리즈의 작중 연도는 1970년대이며 그 세계관은 영국이 프랑스를 통일하여 영불제국을 건설하고, 폴란드와 세계의 패권을 다투며, 게르마니아가 두 제국 사이에 끼어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세계이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인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가, 미국은 아예 생겨나지도 않고 유럽이 세계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그런 세계라는 점이다.(작중의 생활양식 또한 과거 유럽의 그것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주인공인 다아시경은 노르망디 대공의 주임 수사관으로, 노르망디 대공의 주임 법정 마술사인 마스터 숀 오 로클란과 함께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 어째서 마술사인가 하면 이 세계에서 마술은 체계적인 학문이며 일종의 실용 과학으로 취급받는 물건이기 때문이다.(즉, 일반적인 환타지소설에서 볼 수 있는 마법과는 그 성질이 조금은 다른 무언가이다.) 그러니까 마스터 숀 오 로클란은 마술을 이용하여 CSI와 같은 역할을 하고, 다아시경은 물리적인 증거에 더해 마술을 이용하여 얻어낸 증거를 가지고 사건과 범인을 추리한다.

본인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세르부르의 저주"를 읽으며 느낀 재미는, 독특한 세계관에서 비롯되는 주인공들의 생활양식과, 과학적 마술이라는 것을 만들어낸 상상력과 그것을 작중의 사건에 접목시키는 방법이었는데, "마술사가 너무 많다"는 과학적 마술이 주는 재미가 전작에 비해 조금 줄어든 느낌이 든다. 장편이라 호흡이 길어지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혹은 본인이 너무 머리로 읽으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아시경 시리즈는 매우 매력작인 작품이며, 혹시 이 시리즈를 읽으려는 분이 계시다면 1편 "세르부르의 저주" 부터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본인 또한 곧 3편을 읽을 예정이다.)

제목인 "마술사가 너무 많다"는 렉스 스타우트의 추리소설 "요리장이 너무 많다"의 패러디이며, 본 내용에도 그 페러디적인 요소가 담겨있다.(고 책 뒤의 해설에 나와 있다.) 해서 "요리장이 너무 많다"를 읽었는데, 내용적인 연관성은 제로에 가까운지라 추가적인 재미가 발생하거나 하지는 않으니 굳이 둘 다 읽을 필요는 없겠다.


Posted by 미식의별
,